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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야그

바가지 만들기(2탄)

★진달래★ 2010. 11. 6. 11:11

 

저번의 실패를 거울삼아 바가지 만들기에 재도전했습니다. 블친구들께서 달아주신 댓글도 참조하고 사무실에 공공근로 나오시는 할머니의 노하우를 며칠에 걸쳐 전수 받았쉽니다. 조용한 토요일 당직이라 얼른 업무 준비해 놓고 숲에 들어갔지요.

 

 

 

 산속 찬 기온에 다 시들어 버린 잎을 덮고서 조롱박들이 아주 초췌하게 매달려 있었습니다. 손톱이 안 들어갈 만큼 딱딱하게 익어야 된다는데 이렇게 잎이 다 시들어버려서 익기 전에 얼어서 썩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너무 작은 것들은 놔두고 세 개를 따왔습니다. 오다가 보니 모과나무에 노랗게 익은 모과가 열려 있어서 그것도 보너스로 땄습니다.

 

 

 

조롱박 3형제를 이번에는 부엌칼로 사정없이 쫘악 갈랐습니다. 박속처럼 희다고 하더니 정말 하얗습니다. 수박향기가 납니다. 숨김없이 속을 다 내보인 박이 좀 부끄러워하는 듯합니다.

 

 


 

숟가락으로 박박 긁어냈습니다. 이 일은 역시 좀 어렵네요. 기술이 필요한 듯합니다. 긁어낸 박속은 나물로 먹는다 하던데 참 부드러운 것이 과즙이 졸졸 흐릅니다.

 

 


 

저번에는 냄비에다 박을 푹푹 삶았었는데 공공근로 할머니 말씀이 삶는 것이 아니고 쪄야 된다고 하더군요. 찜통에다가 받칠 게 없어서 컵을 깔고 그 위에다 조롱박을 얹었습니다.

 

 


 

김이 폭폭나도록 쪄서 건져내는데 조롱박이 흐느적흐느적 하네요! 뭔가 또 불길한 예감이....ㅠㅠ. 어쨌든 많은 분들이 가르쳐주신 그대로 그늘에서 한 이틀 잘 말려보려고 합니다. 이번에는 박 만들기가 성공할 수 있을까요? 어떤 블친구께서 삶아서 박껍데기를 벗기라고 하던데 그냥 둬도 흐느적거리는 박껍데기를 어떻게 벗길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번에 실패하면 내년에 해볼 수밖에 없는데 누가 내년을 기약할 수 있겠습니까?  단단한 바가지가 되려는지 억수로 많이 궁금해 미치겠습니다. 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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