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일찌감치 칡넝쿨을 좀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가위를 들고 아침 일찍 숲에 들어갔지요. 생육활동이 왕성한 칡넝쿨에는 벌써 물이 올라서 줄기가 탱탱해졌더라고요. 잎이 올라오기 시작하는 넝쿨부터 자르기 시작했는데, 글쎄! 작년까지만 해도 발견하지 못했던 고사리가 눈에 다 보이는 겁니다.
사업소로 발령 받아 산을 오르내린지 어언 4년하고도 4개월. 이제 좀 도사가 되려나 봅니다. 근데 아마 올해가 마지막 근무일 것 같습니다. 내 자리로 오고 싶어 하는 직원이 열심히 로비중이라는 소문이 들립니다. 잘 지냈는데, 정말 적성에 맞는 자리인데 비켜줘야 할 때가 왔나 봅니다. 사실 전임들이 2년이면 물러났던 것을 곱빼기로 있었으니 더 버티기도 미안한 일이지요.
올해 초에 자주 이런 종류의 큰 새가 사무실에서 키우는 개집 주위의 나무로 날아들더군요. 뭐 산이니까 새가 올 수도 있지 하고 생각했는데, 아! 유심히 지켜보았더니 새의 목적이 따로 있더군요.
개는 또 자기가 주인이라고 입도 대지도 않으면서 한참 동안을 새만 지켜보며 신경전을 벌이더군요. 그러다가 개가 지쳐서 낮잠을 때리려고 개집으로 들어가는 순간!
새는 땅으로 내려와 황급히 개 사료를 먹더군요. 어떤 날은 새가 몇 마리씩 무리지어 사료를 훔쳐 먹곤 하는데 개는 지가 먹지도 않으면서 아주 발광하면서 새를 쫓아내더군요. 오늘 아침에도 새 두 마리가 날아와서 개의 동태를 열심히 살피고 있는데 여기 오면 먹을 게 있다는 걸 반복 학습으로 알았나 봅니다. 머리 나쁜 사람을 새대가리라고 말하는 건 틀린 말이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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