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그저 막대사탕이려니 했습니다. 아침마다 스쳐 지나가는 등치 큰 학생들에게서 그리 향기롭지 못한 담배냄새를 맡고는 했으나 이른 아침 출근 시간에 그렇게 담배를 물고서 등교를 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기 때문입니다. 큰 낭패감을 맛보았습니다.
남의 집 자식인데 그러거나 말거나 쿨! 하게 지나치지 못하고 잠시나마 갈등을 했고, 네가 그러는 걸 네 아버지는 알기나 하는지? 를 걱정했다는 것은 늙어간다는 증거만은 아닐 성 싶습니다.
저녁밥 먹는 자리에서 그 얘길 했더니 마누라 왈, 등산팀 중에 어떤 여자가 담배 피우는 애 더러 뭐라고 했다가 큰 봉변을 당했다는 이야기며 작은 아들놈은 절대로 뭐라하지를 마시라고, 학교에서도 포기한 아이들이라고 하니 세상이 왜 이리 안 좋은 방향으로만 흘러가는지 모를 일입니다.
돌아가신, 그 비서관이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마한, 그분의 말씀을 빌리자면 이게, 막 가자는 이야기! 아닌가 싶습니다.
아침저녁으로 한 시간씩 산책로겸 자전거도로를 걸어서 출퇴근을 하는데 그 길에서 마주친 어저께 아침의 불상사입니다. 설마? 하고 지나쳤는데 뒤에서 들리는 다른 학생의 말, 야! 담배 피우지마! 그 소리를 듣고 놀랐습니다. 막대사탕이려니 했는데 그게 정말 담배였던 겁니다.
근처 중학교 학생인 모양인데 키 크고 잘 생긴 애가 어찌 등교시간에 담배를 물고 학교를 가고 있는지? 그걸 쫒아가서 나무라지 못한 내 자신에게 화가 좀 나더군요. 하지만 세상이 어른의 말이라고 고분고분 듣고 있을 그런 시대가 아니긴 하지요. 교권이 죽었다는 말을 하지만 어른의 위엄도 죽은 시대입니다.
담배를 즐길 나이의 커트라인을 잊어버려야 하는 시기가 도래한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