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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야그

배보다 배꼽이 더 커......

★진달래★ 2024. 7. 27. 19:36

 

보험회사에서 엔진오일 할인권을 줘서 카센터 갔더니 비싸기만 한 것이 별로 할인도 안 되는 느낌인데 거기다 하는 말이 타이어 바꿀 때가 몇 년 지났으니 오래 살고 싶으면 잘 생각해 보세요! 한다.
 
말하는 본새가 영 맘에 안 들어 평소 신뢰하던 쉐보레 직영 서비스엘 갔는데, 엔진룸을 열어보고는 이것도 안 좋고 저것도 안 좋고 하면서, 사람으로 치면 전혀 통증을 못 느끼는 중환자라고 집에 갔다가 내일 차 가지러 오란다.
 
오늘날까지 아무 문제 없이 잘 타고 다녔는데 이게 뭔 자다가 사돈 허벅지 파스 떼는 소린지? 도대체 그렇게 수리 다 하려면 수리비가 얼마나 되냐고 했더니 엔진커버를 열어봐야 아는데 적어도 두 장은 되겠다 했다. 기가 차서 픽 웃었더니 기사 왈, 차는 너무 안 타도 문제가 생깁니다! 한다.
 
18년 전에 카 딜러로 일하던 동서가 2천CC 동급 6기통 엔진이라 힘이 좋다기에 짜달시리 산에 갈 일도 없으면서 권하는 맛에 사서 탔는데 이제 겨우 6만 9천 키로쯤 된다. 뭐 많이 타라고 해서 일부러 차 끌고 마실 다닐 것도 아니고 탈 만큼 탄 게 이건데 어쩌라고?
 
아는 기사가 그러니 믿고 수리하기로 했는데 뭔가 치과에 온 기분이다. 윗니도 흔들리고 아랫니도 흔들리고.... 이를 다 뽑을 기세!
 
날은 폭폭 찌고 불러놓은 택시도 안 오니 측은했던지 카운트 아줌마가 자기 차로 경전철 역까지 태워다 줬다. 일이 바빠서 댁까지는 못 모신다면서... 고맙게시리.
 
하루 지나 땀 삐질 흘리면서 차 가지러 갔는데 보험가액 300만 원 짜리 차 수리비가 120만 원이 나왔다. 앞으로 길게 타야 3~4년이면 면허증 반납할 처진데 과한 투자를 한 게 아닌가? 그렇다고 새차를 살 특별한 필요성도 없는 백수가 뭘 어쩔 것이여?
 
근데 돈이 좋긴 좋은 것이 타이어 바꾸고 엔진룸 손보고 나니 엑셀을 안 밟아도 차가 그냥 앞으로 가는 느낌이다. 나중에 폐차할 때 부품값 조금 더 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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