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만나는 가지마다 다른 목소리로 운다

애들야그

날밤까기

★진달래★ 2005. 4. 12. 13:44
 

.. 엊저녁에 작은 넘을 델고 잤습니다. 젖 떨어지고 아프지 않은 담에는 데리고 잔 적이 없었는데 초저녁부텀 한번만 엄마하고 자고 싶다는 바람에 아내가 져준 겁니다. 아내는 누웠다하면 5분을 넘기지 않고 잠드는 습괸이면서도 애들하고 자는건 절대 좋아하지 않습니다.


덕분에 누워서 좋게 1시간 반 정도는 있어야 잠드는 저는 무지 고생을 했습니다. 거의 날밤을 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10시 반이나 되서 자자고 이불 깔고 누웠는데 아 글쎄 이놈이 잘 생각을 않고설랑 숫자세기를 하는데 꼭 109에서 틀리는 겁니다. 109담에는 110할 듯 하면서도 꼭 120으로 넘어가서는 자기도 이상한지 다시 1부터 세보는 겁니다. 참고로 제 늦둥이는 만6살입니다.


그러기를 한 열 번 하는걸 보다 못해 제가 109담에는 110이라고 잠결에 짜부라지는 댓구를 해줬습니다. 그랬더니 아하 나두 알고 있었는데 아빠 실수야 실수! 하는 겁니다. 그래 놓구서는 1000까지 세기를 계속하는데 돌아버리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는 와중에도 아내는 얕게 코까지 골면서 자는데 무지 부러웠습니다. 숫자세기가 끝나니 이넘이 이젠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더군요. 유치원에서 배우는 무슨 영어노래인데 지엄마 깰까봐 소리를 낮춰 부르니 발음도 괴이한게 잠은 영 포기해야 할판이였습니다. 서너곡을 흥에 겨워 부르다 보니 열이 올랐는지 그만 고음을 내질러 지엄마가 깨고 맙디다.


"니방에 가서 잘래 베란다에 나갈래! 자다 일난 지엄마가 엄포를 한방 쏘고나니 쥐죽은 듯하더니만 잠이 든 것 같았습니다. 저도 잘 준비를 했지요. 한 30분만 더 좌두엽의 수면세포와 씨름한다면 잠 들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근데 말이지요...잠들려 정신이 가뭇가뭇하는데 이넘이 갑자기 얘기를 시작하는 겁니다.


유치원 선생님하고도 이야기하고 지반 여자애들이랑 찌찌가 어떻고 웃으가면서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이건 잠꼬대가 아니라 거의 대화 수준인 겁니다. 아내도 자다가 웃으운지 일어나서 픽 웃더니 고넘의 입술을 꼭 쥐어 버립니다.


한동안 조용해집디다. 한 삼십분을 잤나요? 이젠 이넘이 운동을 시작하는데 큰방 3분의 2를 굴러다니는 겁니다. 훈련소에서 받았던 기합인 딱 옆구르기더군요. 결국 아내도 밀려서 우린 문갑쪽으로 붙어서 잤는데 이넘이 아침에 일나서는 통 잠을 못 잤다고 불평하면서 오늘 유치원도 안가니 더 잔다는데야 어안이 벙벙해집디다.


겨울철 난방비 아낀다고 형이랑 같이 자라면 큰 넘이 그리 싫어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으로는 지넘이랑 같이 자는건 절대사절인데 별 탈 없이 잘 잤다는 아내를 보면 자못 걱정됩니다.


잠 좀 잘 자는 방법 어디 없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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