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만나는 가지마다 다른 목소리로 운다

애들야그

떡잎

★진달래★ 2006. 7. 18. 10:01
 

 

엘리베이트가 10층에 멈추니 늦둥이가 그냥 걸어내려 가잔다.

“아직 용감해지지 못했구나!” 하고 놀리니 마음의 준비가 덜됐다고 한다.


10층에 수민이라는 여학생이 있는데 늦둥이가 속으로 좋아하고 있나 보다. 아침에 엘리베이트를 기다리다가도 10층에 엘리베이트가 멈추는 날은 그냥 걸어내려 가자고 하길래 슬며시 그 이유를 물어보았더니 수민이를 만나게 될까 싶어 그런다는 것이다.


그래서 여자들은 용감한 남자를 좋아하니 씩씩하게 네 마음을 수민이한테 이야기하면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거라고 말해줬는데 그 말에 용기를 얻었는지 한동안은 수민이를 엘리베이트에서 만나면 “수민이 안녕!“ 하고 인사도 나누고 한다더니 오늘 아침에 또 엘리베이트를 안타려는 것이다.


“수민이가 너 싫대?” 물으니

“사나이는 미인에게 약한 법이예요!” 한다.

내 참....말이나 못하면....이놈의 일본판 TV만화 짱구를 못 보게 하던지 해야지....


5층에서 걸어내려 왔더니 마침 엘리베이트도 1층에 멈춰 수민이랑 마주치게 됐는데 가만히 보니 늦둥이가 한숨을 폭 쉬는 것이다. 인간의 성장속도가 갈수록 빨라진다더니 10살짜리 요놈이 벌써 사랑앓이를 하는가 보다.


애비 안 닮았다 할까봐 그러는 건지....장차 얼마나 많은 세월을 여자와 사랑 때문에 울며불며 살게 될지 미래가 걱정된다.

 

뭐 그렇다고 짜달시리 후회할 일은 아니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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