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만나는 가지마다 다른 목소리로 운다

친구야그

white hands!

★진달래★ 2007. 4. 9. 11:46
 

 

며칠 전 마누라가 등산가다가 친구를 만났다 해서 이 시간에 거기서 무슨 일인가 했더니 역시나 백수가 된 거였다.


덩그러니 공장 건물만 하나 있는 투자가를 만나 온갖 정성으로 직원 30여명의 중소기업으로 키워놨더니 2년여 전부터 나가달라고 갈군다고 했다.


나이가  50 밑자리 깐 놈이 순진한 건지 멍청한 건지 늦게 입사한 고등학교 후배가 믿음직스럽다고 지가 가진 모든 노하우를 밑도 끝도 없이 전수해 줘버렸던 것인데 사용주 입장에서는 월급 많은 놈을 내보내도 공장이 잘 돌아가겠다 싶고 그렇게 애지중지하던 후배마저 사장한테 붙어서 배신을 때렸다는 것이다.


그렇게 후배를 끼고 돌 때에 너 후회하지 말고 최소한의 노하우는 숨겨두라고 충고했건만.....없는 돈에 새벽 두시까지 위로주를 대접했더니 조개구이가 잘못 됐는지 나는 토요일부터 설사가 시작되어 죽을 판인데 짜식은 일요일 아침 낚시가자고 일찍이도 나를 깨우던 것이다.


기운이 없어 늘어져 있자니 집에 오는 날도 아닌 큰놈까지 집에 오겠다 해서 데려왔더니 마누라 목욕 가서 깨끗이 씻기고 오란다. 백수된 놈하고 밤늦게 놀다 온 죄가 있어서 암말도 못하고 황송아지 두 놈을 때 밀어주고 오니 하늘이 다 노랗게 보였다.


참 살기 힘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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