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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그

많지도 않은 나이에....

★진달래★ 2007. 6. 14. 10:26

 

 

 

목요일 아침 야근을 하고 퇴근했더니 식탁위에는 으히~~~ 신경을 좀 쓴 음식이 차려져 있고 산에 다녀 올 동안 푹 주무시라는 낯익은 글씨의 메시지까지 놓여 있다.


요새 마누라의 마음 씀씀이가 부쩍 세밀해진 것을 실감할 수 있는데 소위 이것이 말하는 주변효과라는 것이 아닐까 싶으다.


근래 들어 친구들의 안 좋은 소식들이 자주 들려온다.


중저가 신발업을 하는 친구는 세상에서 가장 절친하다고 믿었던 고등학교 친구에게 사기를 당했단다. 투자해 달라고 사정해서 별다른 문서형의 계약 없이 집을 담보로 대출 받아 수억을 투자했는데 부도나고 나니 동업한 거 아니었냐고? 자기 것만 쏠랑 챙기고는 내몰라라 한다는 것이다. 소주값만 더 들어가고 있다.


무릎의 인대가 끊어져 병원을 갔던 친구는 우연히 심장에 이상이 있음을 알아 큰 병원엘 갔는데 수술을 할 수도 안할 수도 없는 상태라며 시한의 삶을 선고 받았다고 한다. 하루하루가 그렇게 소중한 것인 줄 실감하고 있단다.


이 나이에 은행 대출 10억원을 내어 사업을 확장한다고 공장을 새로 짓고 있던 친구는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었다는데 지난 세월 그가 한 행실이 있었기에 걸려 온 전화를 피했었다. 자기가 아쉬울 때만 전화하는 것은 안 좋은 버릇이다.


오락업계 최고의 오락기계 기술자라 일컬어지던 친구는 “바다이야기”의 단속으로 큰 타격을 입더니 초등학교 앞에서 분식집을 열어 풀칠을 하다가 그마저도 최근에는 접었다고 어디 싸고 목 좋은 가계를 봐달란다. 그런 가계가 대한민국 어디에 있을지 내가 어찌 알까?


나랑 동갑인 직장동료 하나는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져 대학병원에서 뇌수술을 받고 며칠 전에 가까운 병원으로 와 직원들이 오늘 문병을 가자는데 좋은 집안에 해병대 출신 강골이라더니 너무 무리했나 보다.


이런 우울한 소식을 전해주던 친구가 마누라에게 말하기를 그래도 온전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인간은 나 뿐이니 있을 때 잘 챙겨 주라고 하더란다.


가늘게 오래 사는 것도 큰 행복이라고 누가 그랬더라 ㅋㅋㅋ. 말하나 안하나 여자들이 제 서방 챙기는데 소홀하겠냐? 만은 많지도 않은 나이에 건강을 잃어버린 친구들의 안 좋은 소식은 사람을 참 우울하게 만든다.


이웃의 불행이 나의 거울이더라고 마누라 설치는 꼴을 보니 조만간에 무슨 보약! 이랍시고 싸들고 오지 싶은데....흐이그.... 돈만 깨지게 생겼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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