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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야그

좋은직업?

★진달래★ 2007. 8. 1. 10:05

 

 

아들이 그룹과외를 어저께부터 시작했다. 국. 영. 수. 세과목을 맨맨한 월급쟁이 자식들 넷이 모여 수업을 하는데 과외비도 적고 수업시간도 짧고 해서 그런지 세밀한 강의는 없고 문제집만 푼다고 한다.


거기다 선행수업이다 보니 집에서 충분한 예습을 못해 가면 도저히 이해를 할 수가 없다고 해서 독서실을 3주 끊었는데 이놈의 독서실 사용료가 왠만한 월세방값이다.


어저께는 수업이 저녁 6시인데 과외선생이 개인적인 바쁜 일이 있다고 8시에 수업을 하자고 하더란다. 집에 왔다가 다시 학원가기에도 어중간한 시간이고 날씨는 덥고 어디서 기다려야 하나? 하고 애가 전화를 했더란다.


날씨가 어디 보통 날씨인가? 아무리 그룹과외라 해서 과외비를 나눠낸다지만 이렇게 약속을 이리 저리 맘대로 해도 되는 건지. 열불이 나서 전화로 좀 따지려 했더니 마누라가 펄쩍 뛰며 말린다.


실력 있다는 선생한테는 수업을 해달라는 학생들이 줄을 서 있어서 싫다면 바로 과외비 환불해줘서 그나마 공부할 데가 없어진다니 답답한 놈이 참아야 한다는 것이다. 참으로 사람 헷까닥 할 일이다.


두시간이 늦어지면 11시에 수업이 끝나는데 9시가 좀 넘으니 문자가 왔다. 아예 수업을 안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해서 더운데 어디서 두시간을 기다렸는지 물어봤더니 수업을 그대로 했다고 한다.


기다릴 데도 마땅찮고 덥기도 하고 해서 개인적인 일로 학생들을 기다리게 하는 건 부당한 일이라고 괴외선생한테 좀 따졌더니 약속을 미루고 수업을 해주더란다. 다른 애들한테 용됐단다! 특히 여학생한테...ㅋㅋ


평소에 자기권리는 스스로 주장하지 못하는 사람은 절대 찾아 먹을 수가 없는 거라고 밥상머리 교육을 좀 했더니 효과를 보는 모양이다.


퇴근해서는 이리저리 과외 받으러 태우고 다니고 그 쉬는 중간에 비만기가 있어 보이는 늦둥이 운동시키느라 왕복 6km를 걸어야 하는 덕분에 올여름 휴가는 벌써 날아가 버렸다.


자식이 뭔지....예전에 우리 아버지가 나한테 지금의 반만이라도 투자 좀 해줬으면 내 사는 형편이 이보다 훨 낫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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