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만나는 가지마다 다른 목소리로 운다

친구야그

니가 바보냐? 내가 바보냐?

★진달래★ 2007. 8. 21. 09:51
 

 

선박용 배관 제작의 노하우를 아끼는 고교후배한테 100% 전수해 주었다가 배신을 당하고 회사에서도 잘린 친구를 어제 만났습니다.


벌써 4개월 째 백수신세인데 그나마 다행으로 지인이 배관제조 업을 창업한다 해서 공장장 자리를 약속 받고 회사가 문을 열기만을 목을 빼고 있었던 겁니다.


근데 어제 하는 말이 너무 연락이 없어서 공장을 짓고 있다는 곳을 가봤더니 공장은 커녕 부지가 그냥 방치되어 있고 땅 주인을 만나 봤더니 사기꾼 같아서 계약도 안했다고 하더랍니다.


그럼 다른 자리를 알아보고 있냐?~~!라고 말했더니 이 친구 땅이 꺼지게 한숨을 쉬면서 그 공장 짓는 일에 퇴직금이랑 모아 둔 돈을 모두 투자했다는 겁니다. 물론 사람 잘 믿는 심성에 계약서 한 장 받은 거 없이 말입니다.


게다가 그 창업자가 돈이 더 필요하다는 말에 다른 친구에게서 돈을 꿔서 주려다가 일이 성사치 못해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하니....물색없이 사람만 좋은 이놈에게 내 속이 다 탈 지경입니다.


이제 그 돈을 찾으려면 법에다가 하소연을 해야 할 판인데 투자를 했다는 아무 근거자료나 증인도 없으니 이 일을 어찌 해야 될런지요....!


게다가 처음 몇 달은 푹 쉬면서 천천히 자리를 알아보라던 친구 마누라가 이젠 아주 날품이라도 팔아야 되는 거 아니냐고 은근히 닦달을 하고 고등학교 다니는 딸내미는 학교를 그만두겠다고 까지 한다니....정말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내일 모레 나이가 50이 다된 인간이 이렇게 앞뒤도 없이 사람을 쉽게 믿어 덜컥 일을 저지르는 것을 보고 제 마누라는 자랄 때 고생을 안 해서 그렇다는데....친구네는 정말 한 때 잘나가던 부잣집이기는 했습니다.


출근해서 일자리 알선창구를 운영하는 경제부서에 전화했더니 마침 오는 29일 취업알선센터가 열린다고 하길래 알려주려고 전화를 했더니 벨소리에 잠이 깼는지 하품한다고 입이 찢어집니다.


성격 느긋하고 사람 좋다는 소리도 다 제 먹을 거 있을 때 말이지요...땟거리 떨어지고 나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이랍니까? 강단 없이 물에 막걸리 탄 것처럼 살아가는 이 친구 정신 차리게 하는 방법 좀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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