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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야그

두꺼비+지네

★진달래★ 2009. 8. 24. 12:40

 

 

 

저녁을 먹고 나면 매일 두 시간쯤 운동을 가는데 어제는 산속 공원으로 갔습니다. 테니스장과 불 꺼진 야구장을 돌아서 공병부대 이전 기념탑이 있는 곳으로 가는데....산속에 뭔 차들이 그리 많이 주차되어 있던지? 마누라가 더운데 사람들이 차안에서 뭐하느냐고?...ㅋㅋ.


어제 왜 다시 산에 있는 공원으로 갔냐면 지난 금요일 거길 갔다가 공병부대 기념탑 아래에서 아주 큰 두꺼비를 만났겠지요.


아마 조명등 불빛에 날아온 벌레들을 먹기 위해 나왔나 본데 엉금엉금 기는 그 우람한 등치에 포스가 느껴지더라구요. 마누라는 두꺼비가 영물이라고 합장까지 다 하고ㅎㅎㅎ.


그 두꺼비를 한참 구경하다가 그 옆을 보니 아이구....엄청 큰 지네가 한 마리 기념탑 부조에 척 달라붙어 있는 겁니다. 처음에는 무슨 나무막대기인 줄 알았지요. 사무실에도 가끔 지네가 나타나서 혼겁을 먹는데 그 엄청난 지네를 보니 이거! 두꺼비랑 싸움을 시켜보자! 라는 생각이 들대요.


막대기를 하나 구해 와서 지네를 건드리니 지네가 나무막대기를 물고 늘어지는데 소름이 쫙 끼치더군요. 그걸 두꺼비에게 건네주니 처음에는 두꺼비가 자기를 해치려는 줄 알고 몇 번 피하다가 지네가 앞에 툭 떨어지니 순식간에 싸움을 시작하는데....!


정말 티비에서도 볼 수 없는 동물의 왕국을 감상했습니다. 마치 돼지가 우는 듯한 소리를 내면서 두꺼비가 지네를 덜컥 무니까 지네 또한 삼켜지지 않으려고 두꺼비 목을 감더라고요.


두꺼비는 앞발로 연신 지네를 훑어내면서 결국 다 삼키는데 먹고 나서도 위장에서 지네가 꿈틀거리는지 앞발로 배를 쓱쓱 문지르는 폼이 정말 가관이었습니다.


동화를 보면 두꺼비와 지네가 싸워서 두꺼비가 승리를 하는데 그 현장을 본 늦둥이 생생한 동물세계를 실감했다고 하면서 방학숙제로 쓰더군요.


그래서 어제 그 두꺼비가 다시 나왔나 싶어 보러 간 건데 두꺼비는 보이지 않고 분수대 안에 또 큰 지네가 한 마리 있기에 물속에 집어넣어서 물 좀 멕이다가 놓아주었지요.


지네가루가 피부병 치료제로도 쓰인다고 하는데 그 두꺼비 보약 먹은 셈이겠지요. 아니면 지네가 독이 있어서 두꺼비한테 해가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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