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그 푸르던 잎을 다 잃고 맨몸으로 한겨울 찬바람을 견디고 있다. 나무도 생명일진데 수족을 잘릴 때 고통스럽지는 않았을까? 혹시 이 겨울을 넘기지 못하고 말라 죽지는 않을까? 아름다움과 쭈욱 뻗은 질서를 위한다는 인간의 욕심으로 전정의 ‘전’자도 모르는 우리가 두 달여 동안이나 너의 팔다리를 자를 때 네게 입이 있었다면 과연 뭐라고 했을까? 오늘, 잘린 너의 수족들을 땔나무로 쓸 민간인이 트럭을 끌고 경내로 들어왔을 때 우리는 환호했다. 너의 수족들을 처리할 곳이 마땅치 않아 고민하고 있었으므로....너의 아픔에 공감하면서 한편으로 너의 주검을 치울 일에 고민하고 있었음은 분명 이율배반이다. 온통 이율배반인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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