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아버지가 책 읽는 걸 즐긴다고는 할지라도 이렇게 무더기로 책을 보내면 아예 질려서 책을 읽지 않게 될지도 모를 일인데,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또 이만큼 보내준다고 아들이 톡을 했다. 사실 작년에 받은 책 중에 반의반도 읽지 못했다.
말인즉 퇴직하고 나면 할 일이 뭐 있냐고? 하면서 책이나 읽으시라고 하지만 나도 나름대로 여행이다, 낚시다, 해보고 싶은 계획이 있는 몸인데 좀 부담스럽기까지 하다. 계획이라는 것이 꼭 영화 “기생충”에만 있는 게 아니지 않는가?
책을 두 박스 받아서 책상 위에 올려놓고 보니 산더미만한 것이 안 읽으면 안 되는 무슨 숙제 같다. 여성잡지가 한 권도 없어서 섭섭했던 마누라 말로는 현금으로 주면 맛있는 거나 먹을 텐데 하는데, 내심으로는 당근 동의했다. 그것 참 2/3는 어디 가서 팔아왔으면 싶다. 퇴직 무렵에 책 풍년이 들어 조금 혼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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