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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야그

아들 국외 출장

★진달래★ 2022. 7. 15. 08:32

 

 

 

오후 548분에 보낸 텔레그램에 밤 11시가 넘도록 소식이 없어서 내심 혼자 걱정하다가 혹시나 작은아들하고 문자가 있었나 싶어서 물어봤더니 바쁘겠죠!’하고는 무심하게 말한다.

 

설마 무슨 일이 있겠냐? 하면서도 새벽에 자다 깨 꾸물거리다가 7시쯤 캐나다에 전화했다. 받지 않았다. 찜찜한 마음에 걱정이 더 되는데 아침밥을 먹으면서 어제부터 소식이 없다고 마누라에게 말하니 괜한 걱정이라고 말하면서도 스치는 미세한 안면근육의 움직임으로 보아 마누라도 걱정이 되나 보다. 사과를 먹는데 연락이 온다. 시차 적응이 덜 됐는지 아직도 잠들기가 힘들다고 하면서 어제는 학생들과 뒤풀이를 하느라 늦게 잠들었다고 했다.

 

유월 마지막 주에 캐나다 출장을 간다고 집에 와서 이것저것 물어보더니, 지난 10일 대전지역 장학생 30명을 연수차 캐나다 레이크헤드 대학교에 데리고 간다고 했다. 현직 때 외국을 좀 다닌 경험이 있어서 뭐 어려운 일은 가이드가 다 해주니 걱정 안 해도 된다고 했는데, 글쎄, 가이드 없이 혼자 간단다. 대학교 재정이 그리 빈약한지 30명을 데리고 가는데 공무원 한 명을 보내는 게 말이나 되나 싶다. 적어도 세 명은 가야 할 거 같은데 말이지. 게다가 토론토 공항에서 썬더베이까지 가 환승, 목적지로 가야 하는데 다른 게이트로 이동해 비행기를 갈아타려면 두 시간 정도 걸리는데 캐나다 항공이 연착하여 1시간 10분밖에 여유가 없단다. 항공사에서는 뛰어가면 가능할 거 같다는 무책임한 말만 하는데 거기다 대부분이 여학생이란다.

 

만약 환승할 비행기를 놓치는 경우 일박할 호텔까지 확답을 받으라고 했더니 캐나다 항공사 직원과 30분 가까이 다퉜지만 얻은 게 없다고 했다. 그나마 영어가 되니 다투기라도 하지 나 같으면 그냥 출장을 포기했지 싶다. 토론토 공항에 도착해 여학생들을 독촉해서 달려갔지만 시간은 이미 늦어버렸는데 다행히도 환승할 비행기가 두 시간 넘게 연착하더란다, 죽으라는 법은 없는가 싶다.

 

학생들을 무사히 캐나다 대학교에 인계해 주고 내일 귀국하는데, 생각할수록 아들이 다닌 외고에 고마운 생각이 든다. 유학도 못 간 순수 국내파 영어인데 이렇게 직장에서 영어를 써먹게 될 줄이야. 정말 실사구시의 공부를 시켜준 특목고가 아닌가? 고등학교 때 수학을 그리 공부했지만 아직도 전기요금, 수도요금, 계산에 서툴고 부동산 매매 때 공인중개수수료 계산이 잘 안 되니 우리나라 일반고교 교육 과정 좀 개편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다. 내가 수학을 워낙 못하는 데 문제도 있긴 하겠지만 어저께 한국문화예술진흥원에 제출할 자료 하나 만드는데 중위소득이 몇 퍼센트이고 해서 그냥 생머리가 아팠다. 중위소득 계산은 어찌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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