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만나는 가지마다 다른 목소리로 운다

세상야그

보험싫어여

★진달래★ 2005. 4. 12. 13:56
 

며칠 전부터 뭐 별 썸씽이 없을 것 같은 느낌의 여자가 너댓번이나 전화를 해서는 만나서 인사를 드리고 싶다는 겁니다.


됐다고 그러는데 어찌나 핸폰을 울려대는지 알았다고 한번 들리라 했더니 기어코 사무실로 왕림을 했더만요.


것도 어벙하게 동서남북 구분을 못하는지 분명히 서쪽청사라고 말했는데 동쪽청사 3층에서 기다린지 오래됐다고 또 전화를 하는 겁니다.


이 여자가 누구냐 하면 8년 전에 개인연금보험을 계약했던 설계사인데 이번에 회사도 옮겼고 그 동안 보험도 잘 넣어주고 계시니 인사차 들렀다는 겁니다. 참 기억력 한번 대단하군.


보험설계사와 전도사의 이야기는 혹시나 해봐야 역시나 인줄 알고 만났지만 이 아지매 정말 만난지 5분을 넘기지 못하고 사람 짜증나게 만드는 겁니다.


그렇게 고맙게 생각한다는 고객으로서의 감사는 30초도 안하고는 좔좔좔 청산유수로 새로운 보험에 가입하기를 권하기 시작하는 겁니다.


아이구 잘못 만났구나 싶어서 자구 눈길이 창 밖으로 가기 시작하니 이 여자가 슬그머니 감정을 자극하기 시작하는 겁니다.


아직 종신보험을 가입하지 않은 걸 보니 가족사랑이 부족하다느니 책임감이 없다느니 장래가 불안하지 않느냐니 하고 누군 몇 번을 넣고 돌연사해서 몇 억을 탔다느니 이건 아예 돈보고 죽기를 권하는 것 같습디다.


듣다보다 못해서 “ 나한테 보험 넣어 달라고 왔으면 다른데 가 보슈” 하고 일어서려니깐 이 아지매 “와이래 덥노!” 하면서 아예 웃저고리를 척 벗는데 뱃살이 장난이 아닌 겁니다.


아이구 큰일이다 싶은 것이.....분위기를 바꿔 보려고 녹차를 한잔 가져다 줬더니 이젠 노트북을 꺼내 드는데......거의 40여분 동안을 일방적인 보험예찬에 시달렸습니다.


마누라 친구의 시누이라 해서 억지로 예의 갖춘다고 어제 정말 욕을 봤습니다. 내 개인 정보는 어디서 받았는지 승진해서 연봉이 얼마이니 지금 몸값이 얼마고 해쌓는데 기분이 정말 정육점에 걸린 고기 같다는 생각이 들더이다.


저도 보험이라면 정말 안 좋은 추억을 여러개 가지고 있습니다. 실적이 없어 짤리게 된 친구가 대납한다고 주민번호만 불러주면 된다고 해서 그리 알았더니 통장에서 3년이나 돈이 빠져나간 일.....어렵다는 친척이 찾아와 사정해서 30개월을 넣다가 해약했더니 원금에서 한달분이 모자라던 일....


지금도 손 아픈 친척의 부탁으로 억지로 붓고 있는 타는 것으로부터의 안전이라는 차량보험 등......


하도 그 아지매가 불행한 일 이후의 가족걱정을 강조해대는 터라 제가 예시로 이런 야그를 하나 해줬는데......아는 모씨가 여러 친지의 부탁에 못 이겨 교통보험을 여러개 넣어두고 있던 차 정말 심야 음주 차량에 세상을 멀리하게 됐던 겁니다.


소문으로 아주 젊은 그의 처가 8억인가 보상금을 받았는데 2년을 넘기지 못하고 바람이 나서 아이들까지 고아 아닌 고아로 버림 받았다라는 야그 말입니다.....자고로 돈이 다가 아니니 너무 돈돈하지 말고 설계일 해 보슈 뭐 그런 얘기했습니다.


그러자니 아지매 노트북 집어넣으면서 힘없이 일어납디다.....이넘 참 독종이다 뭐 그랬겠지요.....그러면서도 끝까지 보험을 너무 무시하지 마시라고.....연락 한번 주시라고.....


끈질기더군요. 그래야 한 건을 올리겠지만......고객을 두고 이 보험 넣고 나서 뒤지면 가족들이 수억을 탈 수 있습니다! 하고 보험상품을 권하는데 어느 미친 넘이 좋다고 덜렁 계약 하겠십니까?


에이그 여편네 정말 기분 찜찜하게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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