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만나는 가지마다 다른 목소리로 운다

세상야그

세상 더러워...

★진달래★ 2005. 4. 12. 13:58
 

우리 동네에서 한 손가락 안에 드는 부잣집의 사위 맞는 일에 다녀왔습니다. 말로만 듣던 인산인해라는게 어떤 것인가? 그리고 눈도장 찍는기 어떤 것인가라는걸 실감했습니다. 사위 되는 사람이 거 머씬가? 산천초목을 떨게 한다는 검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인 모양인데 그것이 속세에 말하는 금력과 권력의 결합 뭐 그쯤 되는가 싶습디다.


그런 부잣집에 나 같은 서민이 봉투를 하나 보탠다 해서 뭐 그리 도움이 될까 싶어서 마누라가 낯간지럽다고 한 두어장 더 넣으라는 걸 없는 넘이 제발 제린다는기 그런기다! 일언지하에 묵살하고 평소 하던대로 쪼깨 넣었습니다. 그것도 내 살림에 거금입니다.


대단한 사람이 못되는 우리는 혼주하고 인사를 나누고 나서 있을 데가 없어 화장실 앞 복도에서 쭈그리고 서 있는데 주위 사람들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걸 들어 보니 어떤 사람이 신부측에서 돈을 주고 사위를 쌌다느니 하고 어떤 넘은 제 친구 중에 검사하는 사람이 여럿 있는데 한놈은 소 잡는데 육질 등급 내는 검사이고 또 한넘은 신발공장 완성 검사하는 놈인데 지들끼리 낚시 가서 김검사 이검사 이렇게 불러 주고 있자니 어떤 진짜 검사하는 놈이 소줏잔 들고 와서는 지는 무슨 지검에 있는데 어디 근무하시느냐 해서 배를 잡고 굴렀다는 이야기를 합디다.


좌우지간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식장에 들어갈 짜리가 못되는 백성들인지라 바로 식당을 갔는데 거기도 인산인해라 음식이 입에 들어가는지 코에 들어가는지도 모르게 한 젓가락 뜨고서 나와 보니 그 대단한 양반의 혼사라서 그런지 식장 주변의 사거리 대로가 온통 주차장화 했는데도 어느 넘하나 단속하는 넘이 없더라 그 말입니다.


평소에 그 넘의 도로에 차를 댔다가는 어이구 뜨거버라 바로 4만냥짜리 벌건 딱지가 운전석에 처억 붙는 것인데 말입니다. 역시 우리나라 좋은 나라는 돈이 있던지 아니면 고시를 턱 붙던지...에라이...뜨거랄거....... 글을 쓰는 중에도 욕이 쏟구쳐 오르네.......밥 먹고 나옴서 내 사무실 동료가 신음소리를 내면서 한마디 끓어오르는 소리를 하는데.....“야! 나 내일 사표 쓰고 사법고시 하러 갈란다 말리지 마라!”


그려서 나도 한마디 해줬슴다.

오냐!........나도 검사하러 갈란다. 아들 숙제 검사도 하고 시간 남으면 마누라 궁댕이 검사도 하고 .......열심히 해보거라이....ㅋㅋㅋㅋㅋㅋ

'세상야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뒷고기 예찬  (0) 2005.04.12
짜식 기본도 안되는 넘이  (0) 2005.04.12
보험싫어여  (0) 2005.04.12
낚시도사님  (0) 2005.04.12
나 열받았셔!  (0) 2005.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