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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야그

짜식 기본도 안되는 넘이

★진달래★ 2005. 4. 12. 14:06
 

“짜식...기본도 안된 자식이 낯 두껍게스리....”


어제 야심한 시각에 소파에 삐뚜름히 들어 누워 감자 삶은 거 먹으면서 텔레비전 보고 있는데 우리 마누라님께서 tv에 나오는 어떤 비쩍 말른 인간을 째려보면서 빠그작 씹는 것이였다.


그 언님이 누구였냐면....이거 실명 밝히다가 이 양반이 꼴값한다고 명예훼손죄라도 걸면 난 개피 보니까니.....누가 대신 책임져 줄 것 같지도 않고....좌우당간 이 양반이 한때는 무슨 방송국의 잘나가던 mc니 어떠니 하던 적이 있어 우리 마느라도 그 양반만 몰라줄 뿐이지 혼자 억수로 사모했을 만치 꽤 깊은 팬이기도 하였지.


언젠가 이 양반이 내가 먹고사는 청에 두시간짜리 인생강의 강사로 비행기 타고 온 적이 있었는데 내가 말리지 않았다면 우리 마누라 늦둥이 유치원 자모회에 안가고 거기 가서 그 양반의 강의를 들을 뻔한 실수를 할 뻔한 적이 있었다. 그런 막강했던 팬이 오늘 너무 강력한 원수가 돼서 어금니를 사려 무는데 내가 아연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날 강의가 대회의실에서 진행되던 날 이 촌구석에 사는 “아”짜 달린 아지매들이 얼마나 많이 왔었던지 광장에 차가 빠져나가는데 너무 시간이 걸려서 민원업무 보는데 걸리는 할애시간 두시간을 넘겨서 요금을 내라는 공익요원과 못내겠다는 아지매들과 대판 쌈이 벌어지기도 했다는거 아니겠음.


각설하고 그 mc아저씨께서 날씨가 너무 더웠던지 처자식 모르게 바람을 피워서 수신제가에 실패하고 지금은 조강지처로부터 소박을 당하여 뭐 좀 안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것인데.....마누라가 말씀하시기를 접때 그 강의 듣고 온 아파트 친구가 말하기를 말은 청산유수로 잘 하더라면서 지행동은 개차반이면서 그런 소리 하는게 시민을 우롱하고 말장난한거 아닌가벼? 하는거여.


그람서 토를 다는 말씀이 참 가슴 아프더라니깐.

“그런 말장난 잘하는 인간을 강사로 데려다가 강의시키고 도대체 얼마를 주는 거여? 그게 다 시민들 세금 아녀? 좀 잘 알아보고 강사를 델꼬 오지?”


참 뜨겁데.

내가 시장도 아니고...시장이면 강의해 줄 인간 찾아가서 당신 지금 외도하고 있남? 조만간에 집구석 깨질건 아니지? 하고 물어볼껴 어쩔껴? 어쨌던 그 양반은 지금 이렇게 비스듬히 누워서 마누라가 삶아주는 감자 먹으면서 텔레비전 보기는 글런거 아이겠어......그러다 보니 이리 사는 것도 뭐 좀 괜찮다 그런 생각도 들면서 있을 때 잘하는 게 버는 거다 그런 생각도 들고......어쩌겠어.....푼수는 푼수답게 사는 거지 뭐 별 수 있간디? 감자가 너무 잘구만....담엔 고구마 삶아 달래야지.....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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