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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야그

뒷고기 예찬

★진달래★ 2005. 4. 12. 14:13
 

뒷고기를 아시는지요?

이 고기가 소비자의 입에 들오기까지 생성과정이 여러 갈래라고 하는데 아직 정확한 결론이 나오지를 않은 모양입니다. 누군 도살장에서 작업하는 사람이 몰래 빼내온 고기라고 본 것처럼 이야기하기도 하고 누군 반출된 돼지뼈에서 발라낸 고기라 하기도 하고.......


여하튼 비겟살을 비롯한 기름기가 많이 제거되고 쫄깃쫄깃한 근육질의 함유량이 많은 이 뒷고기가 요즈음 제가 사는 동네에선 아주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제가 사는 아파트가 개울물 흘러가는 소리가 들리는 천변인데 이 내를 이웃해 갑자기 뒷고기 집이 여럿 생겼습니다.


첨에 시작한 집이 한밤중까지 불야성을 이루는 성황을 기록하다 보니 주위에 네 집 정도가 덩달아 개업을 했는데 그 이상한 것이 같은 뒷고기 집임에도 불구하고 역시 한 집만 손님이 뽁딱거리는 걸 보면 우리나라 사람은 역시 낯가림이 심한 민족일시 분명합니다.


집에서 이 가게가 직선거리로 백여미터 남짓인데 소주라도 한잔 홀짝일려고 걸어가면 차도를 빙돌아야 하므로 적어도 10분 정도는 걸어가야 됩니다. 그래서 아예 자리가 있나 없나를 알아보기 위해 베란다에서 망원경으로 대충 둘러보고 가기도 하지요.


토요일날 역시나 붐비더구요.....아내가 눈쌀미 하나는 좋아서 주인더러 전에 배가 불룩하던 새댁은 애 낳으러 갔냐고 물으니 며느리라고 하면서 주인이 대단히 반가워합니다. 이집은 주문하면 고기와 불을 넣어주는 것 외에는 전부 스스로 해야 합니다.


주인이 밭농사를 짓는 덕택에 신선한 야채가 얼마든지 제공되는데 우리 가족은 정말이지 야채 하나는 엄청 가져다 먹습니다. 아마 다른 가게가 경쟁력에서 이기지 못하는 이유가 야채 제공에 따른 부담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그야말로 네 식구가 배터지게 고기 먹고 술 먹었는데도 계산이 전부 18000원이였습니다. 아마 먹은 야채 값이 그보다 훨씬 많았을 것입니다.


그 출처 불분명한 뒷고기 정말 부담 없이 이 불경기에 가장 위신 세워주는 음식이 아닐까 합니다. 1인분 2천원인데 그 보다 더 비싼 야채가 너무 풍성하여 기품 있게 한끼 먹을 수 있었습니다. 오늘 비도 오고 하니 생방에 계신 국민 여러분들께서도 소주 한잔하시러 뒷고기 집으로 함 가보시지 않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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