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만나는 가지마다 다른 목소리로 운다

친구야그

믿거나 말거나

★진달래★ 2005. 4. 12. 14:15
 

지난 년말 송년회 때 만난 친구 이야기 좀 할까 합니다.


들었던 저도 긴가민가하고 있는 중입니다만 쪼매 재미있는 잡담입니다. 이 친구 서울 서초동이란데서 철학관하고 있다는데 주위에서는 선생님 도사님 소리한답니다. 우리끼리 있을 때는 그냥 아새끼라고도 하고 술 한잔 먹으면 점쟁이라고도 하지요.


2남1여 집안에 막내로 형제가 모두 의사인데 이넘도 의대 졸업하고 몇 년 의사하더니 도저히 적성에 안맞다고 보험대리점 10여년 하다가 제약회사에서 몇 년 근무 하다가 지금은 점쟁이가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심령학에 많은 관심을 가지더니 결혼 후 가족들을 모두 불교로 개종시키고 오래전 열반하신 성철스님 곁에서 자고 오고 그럽디다. 언젠가 대입에 떨어진 친구 점 보는데 따라갔더니 무당이 버선발로 뛰어나오면서 이 친구보고 선생님하고 절하더라는게 그 시절 교내에서 회자되었지요.


역마살이 있어 소식 없이 몇 년을 떠돌다가 w대학인가 무슨 대학에 들어가 운철학계통의 석사학위를 수석으로 받아왔습니다. 학위전수 받는 날 만났더니 온몸에 동상이 걸려 있는데 남의 집 연탄창고를 빌려서 공부하느라 그리 됐답니다. 초등학교 교사인 마누라가 이넘이 무슨 짓을 하더라도 군말 없이 고개 끄떡이고 지원해 주는 게 제 옆지기는 죽어도 이해가 안간다 합니다. 지금 박사과정에 있답니다.


이넘이 강의를 나가는 곳이 한의사협회라는 곳인데 거기서 최면술 강의를 한답니다. 한방병원에서 질병치료를 할 때 환자에게 최면을 걸어 과거 병력 등을 알아본다고 합니다. 이넘이 강의 전 자기에게 최면을 건다고 하는데 배운 적 없는 한문 원서를 술술 읽게 된답니다. 언젠가 술자리서 내게 한번 최면을 걸어봐라 했더니 저는 고집(기)이 너무 세서 최면이 통하지 않는다나 뭐라나...


이넘이 최근 우리나라의 가장 알부자 기업(실명 곤란)으로 소문난 집안에 상이나서 묘자리를 잡는데 초청이 되었다 합니다. 회장의 맏형되시는 분이 사망했답니다. 가족묘지에 터를 둘러보던 이 친구가 갑자기 빨리 회장의 형수 되시는 분의 묘를 개장하라고 소리를 질렀다는 겁니다.


관이 물에 떠있답니다. 그 쟁쟁한 기업의 유족들이 무슨 헛소리냐면서 이 묘터 잡을 때도 서울의 난다긴다하는 지관이 터를 봤다며 미친놈 소리까지 하더랍니다. 옥신각신하다 이 친구가 그럼 묘터를 못보겠다하는 바람에 개장 후 사실이 아니면 모든 책임을 진다라는 각서를 쓰고 묘를 개장했답니다.


죽은지 10년 넘은 부인의 관이 반쯤 물에 잠겨 있더랍니다. 유족들이 통곡을 하면서 관을 여는데 시신이 전혀 부패되지 않은 상태였답니다. 친구가 땅을 둘러보고 여기를 쓰라! 반드시 오색흙이 나올 것이다 하여 땅을 파는데 거의 바위층이어서 인부들이 투덜됐다는데 그가 얘기한대로 정확히 1미터 20을 파니 과연 오색흙이 나와서 부부합장을 했답니다. 그 보답으로 서울 서초동에 그 기업이 사무실을 마련해 줬다 합니다.


장례를 마치고 고생했다고 그 회사의 간부 되는 양반이 봉투를 내주는데 이 친구 받지 않고 가만히 쳐다보니 돈이 잘렸더랍니다. 받지 않고 돌아서니 간부 얼굴이 벌겋게 변하는데 그 간부가 수고비의 4/5를 떼어먹으려다 들통난 것이라 합니다.


이 점쟁이는 사전에 회장에게 박사과정의 일년치 등록금을 요구했다고 하는데 박사과정 근처에도 못가 본 저는 그 돈이 얼마인지는 도대체 알 수가 없습니다. 한 500 아닐까요? 이넘이 지난 2003년도에 엘에이 한국방송에서 이장희(가수 : 한잔의 추억, 그건 너)사장의 초청으로 심령철학에 관해 토크쇼를 했다는데 진짠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던 돈 이야기가 나오길래 넌지시 제가 물어봤습니다. 야! 점쟁아...그 넘의 돈 벌려고 땅속도 알아보는 판에 이번 주 로또 번호는 알아 볼 수 없냐? 그거 하나만 맞춰봐라 내 반주께! 했더니 이넘이 아주 가소롭다는 눈으로 쳐다보면서....뱁새가 황새 뜻을 알려면 가랑이가 찢어진다느니...지랄을 하면서.....


점쟁이가 가장 돈을 많이 버는 철은 선거철이라 하는데 후보자가 찾아와서는 무조건 큰절을 하면서 봉투에 백지수표를 건네며 하는 말이 선거에 붙을지 떨어질지 그것만을 알켜주라고 한다네요. 그런거는 점쟁이 저도 절대 모른답니다. 그걸 알면 지가 대통령하지 점치고 있겠습니까?


그러면서 하는 말이 자기 사무실 근처에 있는 철학관 여자들이 쌈이 붙었는데 머리끄댕이를 잡고 한다는 소리가 “ 니가 뭘 알어 주워들은 소리로 손님 등이나 치고...” 하니 상대편 여자가 “ 누가 할 소리 이년이..술집 작부하다가 와서...” 하더라네요. 진짜는 모른답니다. 이야기 마치고 내 출세 좀 하라고 부적인가 뭔가 벌건거를 한 장 주면서 드나드는 문 위쪽에 붙여두라고 하는 거를 믿지는 않지만 친구말이라서 현관에다 붙여뒀더니 마누라 정신 시끄럽다고 이틀만에 떼어 쫙쫙 찢어버립디다.


근데 그넘의 부적 그리는 걸 보니까 빨간 잉크 같은데다 참기름을 개어서 그리더군요. 그래야 부적 그림이 오래간답니다.


믿거나 말거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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