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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그

러브호텔

★진달래★ 2005. 6. 8. 13:03
 

 

내가 살고 있는 아빠뜨를 들락거리는 입구에는 참 아름다운 궁전 같은 집들이 떼를 이루고 있는데 가히 이름하기를 러브호텔이라고들 한다. 그 집들의 쓰임새에 대해 물을라치면 당근 몰래 사랑하는 앤드 해볼텨? 하는 사람들끼리 잠시의 레포츠를 위해 공간을 빌려주는 곳이라고 하는데 우리 아들 넘이 와! 집 멋있게 지었네. 아빠 저긴 누가 살어? 라고 물으면 대답이 아주 궁해진다.


러브호텔 관련하여 경제과에 물으면 제조업체라고 하고 관광과에 물으면 몰카로 촬영도 하니 영상산업이라고도 하며 청소과에 물으면 재활용(?)에 가깝다고 하고 체육과에 물으면 빠떼루가 주종목인 스포츠 산업이라 하는데 그 해당부문이 정확히 어딘지 헷갈린다.


수개월 전 친구 한넘이 이름도 고상한 에델바이스라는 러브호텔을 세 얻어 오픈한다면서 개업 기념으로 우리 부부에게 원형 회전침대에서 레슬링을 맘껏 하도록 하루 밤을 공짜 대여해 주겠노라고 했는데 마누라 한마디로 거절하시면서 “얼매나 많은 잡놈들이 거기서 지랄을 쳤겠느냐?” 했던 것이다. 그래서 러브호텔을 구경해 볼 좋은 기회를 정중하게 놓친 적이 있었는데 어제 전화오기를 도저히 현상유지가 안돼 내놓았단다.


성매매 단속이 심해진 탓도 있지만 불경기에다 조개 값이 엄청 다운된 영향이라고 하는데 왜 뭣 때문에 그 값이 다운됐는지를 잠시 조개? 하다가 물어보지를 못했다.  좌우지간 3시간 2만원에 대실하던 걸 만5천원에 해주는데도 요새는 어찌된 일인지 통 거시기를 하는 년놈이 줄어들었다고 쌍욕을 퍼부어대는데


“아! 봐라 짜슥아! 그 만큼 우리 사회가 맑아져 가는 증거 아니겠냐? 축하한다” 그랬더니 눈앞에 보이는 즉시 날 사살해 버리겠다고 난리를 떠는 것이다. 좌우당간 요새는 러브호텔을 개조하여 월셋방으로 내어 놓는 곳이 많아졌다고 하는데 이게 우리 사회가 좋아지는 것인지 어려워져 가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우리가 생각하기로는 단지 불건전한 성인남녀의 거시기 행위만을 부각하여 러브호텔에다 대고 10원짜리 100원짜리를 마구잡이로 퍼붓는 경향이 있는데 친구 넘의 하소연을 차근차근 듣고 보니 이 러브호텔이 우리 사회의 경제에 기여하는 면이 한두건이 아니었던 것이다.

 

곧 백수로 전락할 친구넘의 스피치에 의하면 러브호텔 객실 한개가 대여되는 순간 수십가지의 경제행위가 동시에 수반되는 바 첫째 요구르트가 팔리고 으음....생수가 팔리고 물수건이 팔리고 휴지 주류 음식 등 거시기 한번 하는데 엄청 다양한 경제산업 행위가 구조상 반드시 뒤따르게 되있었던 것이다.


“미친놈아! 그래 야구르트 물수건 팔아 처묵자고 읍면동사무소를 동원해서 러브호텔 홍보를 해달라고 자는 나를 깨운 것이여? 씨방!” 해서리 전화를 털커덩 끊어버렸는데 좌우당간 장사가 안된다니 우울한 일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이겠다.


엄숙하기로는 세계에 둘째가라면 서러워하실 교황어르신이 사시는 가까운 동네 이탈리아가 요즘 청소년 포르노 문제로 큰 골치를 앓고 있다하고 불교의 원산지인 태국에 마약과 에이즈가 창궐하고 있다하니 세상 참 개그스럽다.


해 지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빠알간 교회 십자가요 러브호텔 광고 간판이라 이들 모두 사랑을 매개로 우리에게 온 것인 즉 시절 따라 왜 하나는 흥하고 왜 하나는 몰하는지? 해학과 철학에 달통한 파사마님께나 여쭤봐야 쓰겠다. 집나간 인간들이 거시기 많이 할 때 돈 된다며 소주 잘 사주던 잘생긴 친구 하나 백수가 된다니......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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