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만나는 가지마다 다른 목소리로 운다

집안야그

내만 이래 사는기 아니겠지.

★진달래★ 2005. 5. 23. 11:21
 

 

 

어제 천문대엔 인간들이 없었다.

아주 뜨엄띄엄 올라오는 것이었다. 우짠일이고?

작은놈의 소원-다리가 뽀사질 것 같이 힘든 등산을 하는 이유-컵라면을 먹기 위해-에 따라 계단 밑 그늘에 쪼끌씨고 앉아 왕사발을 먹고(음 짜다고 신문 났는데)-나는 빠나나 한개 하고 커피 묵었다.


눈치를 쓸쓸봄서 천문대를 사랑하는 관람객들한테 먄하지만 제1관람관 마루판 위에서 빈이랑 쿵쿵거리며 배드민턴을 쳤다. 더러 속으로 짜쓱이 미쳤나 오데서 배드민턴을 쳐? 했을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2세들이 한수를 갈켜주라고 애걸복걸하고 아주 무서븐 우리 마누래가 사람도 없는데 잠깐 쳐주지 뭘 빼냐! 고 꾸중을 하시는 바람에.....본의 아니게 공중도덕을 잠깐 무시했다. 미안타. 등신~~~~~


3시간 등산 후 집에 와 황송아지 두넘을 목욕탕에다 몰아 넣어가지고 뜨거운 물에 때를 불리라 해놓고 늘 애먹이던 베란다 햇볕가리개(영어로 하믄 롤스크린이라 카더라)를 뜯어내서 손을 봤다. 얼매나 더운지 빤때기 바람으로 했다. 이것이 사올 때부텀 완전히 내려오는 것이 아니고 2/3만 내려오다 걸리던 것이다.


마누라 좀 고쳐봐래이 존말로 할때! 한 것이 어언 5개월만에 고쳤나 보다. 잘했다고 칭찬 들었다. 2세들 때 좀 밀어줄까 하고 목욕탕 들여다봤더니 이것들이 완전 냉탕에 들앉아서 물총 쌈한다고 난리도 아니다. 등짝에 한방씩 손도장을 찍어주고 아주 뜨거운 물을 쫘악 틀어줬다. 붕알이 익는다고 비명을 질러댄다. 짜슥들이....


작은 놈은 부지런해서 샤워라도 자주 하는지 때가 별 없는데 큰놈은 완전 중국집 주방이다. 면발이 농담이 아이다. 배가 홀쭉한 것이 묵는 거는 다 어데로 가고 갈비가 앙상하다. 근데 흐거참 거시기는 애비를 저리가라 한다. 예전에 자기반 친구들 하고 목욕탕 한번 갔다 와서는 꼬추 작다고 놀림을 받았다고 절대 대중탕을 안 가던 놈이다.


니는 밥묵고 꼬치만 키우냐? 건드려보니 기겁을 한다. 달리기 할 때 무겁제? 짜슥이 우습다 한다. 안 나서 늘 바지를 까고 들여다보던 터래기도 보슬보슬하게 자란 것이 크는 게 하루가 다르다.

 

꼬치가 이래 크면 남자가 말도 행동도 좀 무게 있게 해야 안 되겠냐? 맨날 9살짜리하고 묵는 거 가지고 쌈이나 하고 물총놀이나 하고 나무라니.....호박을 흔들면서 앞으로 그리 살아 보겠다고 한다. 충성! 하고 경례까지 붙인다. 또 함 속아 본다.


작은 놈 씻을 동안 손대면 죽는다고 난리치는 겨드랑이 붕알근처 동네는 스스로 때를 밀어라 했건만 씻겨보니 그 동네도 면발이 장난이 아이다. 엎어 놓고 세워 놓고 밀다보니 목욕탕도 좁고 팔도 아프고 고마 내 씻을 때는 물칠만 하고 말았다.


점심은 샌드위치로 때우고-마누라는 밥도 안주고 낮잠들어 잠꼬대 중이었다-저번에 월척 걸어 뿌라먹은 낚시대를 고치러 갔다. 낚시점 여사장님 낚시대를 보더니 한 20년쯤 됐지요? 한다. 당근 생산되는 같은 제품이 없어서 바로 폐기처분 했다. 거금을 투자해서 새로 하나를 구입했다. 얍시리한 카본 낚시대가 광을 냈다. 참 국내 기술 좋아졌다.


베란다 복도에 엎드려 펫트통을 세 개 유리테이프로 연결해 물을 담아 놓고 찌맞춤 작업에 들어갔다. 이날 이때까지 가게에서 파는 멍텅구리 낚시로 붕애(붕어아들)와 놀다가 지지난주 대물을 걸었다 놓치고 난 후 낚시는 과학이다라는 명제에 크게 깨달은 바가 있었다.


 낚시대를 전부 찌맞춤하고 나니 6시가 넘었다. 허리가 엄청 아팠지만은 담주 쉬는 토욜에 다시 월척에 도전할 기대가 넘 커서 참았다. 자는 내내 꿈속에서 1미터짜리 대물을 올리느라 끙끙거렸다.

 

월척에 관한 일주일 용량의 꿈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언제 토욜이 오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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