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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야그

인간은 누구나 외도를 꿈꾼다.

★진달래★ 2005. 5. 25. 15:21

다만 실행 못할 뿐이지.

 

누군 너무나 이성적이라서 누군 너무 간이

 

작아서 누군  너무 아내를

 

사랑해서.....

 

난 어느 쪽일까?

 

당신은?

 

 

■형경과 미라에게■

완벽한 남편의 외도…모든게 의심스러워요

질문: 결혼한 지 1년 된 주부입니다. 첫사랑이었던 남편은 잘생긴 외모에다 인정받는 회사원입니다. 그런데 요즘 그의 귀가시간이 점점 늦어졌어요. 그동안 거의 외박을 하지 않던 사람이었는데 가끔 외박까지 합니다. 다른 곳에서는 잠을 잘 못 자는 버릇이 있거든요.

 

불경기에 회사 구조조정까지 겹쳤다기에 힘들어 보여 없는 돈에 보약도 해먹이고, 마음을 다해 위로해줬습니다. 평소엔 남편이 저에게 무척 잘 해주는 편입니다. 저도 남편이 내 손 안에 있다고 믿으면서 죽도록 사랑하고 이해해주고 왕처럼 떠받들었어요.

 

세상 모든 남자가 외도를 하더라도 내 남편만은 깨끗하고 순수하고 완벽하다고 믿었어요. 그런데 며칠 전 새벽에 들어와 취해 곯아떨어진 남편 옷을 벗기면서 보니 그의 몸에 화장품이 묻어 있었습니다. 하루쯤 참다가 너무 괴로워서 몇 시간 동안 추궁해서 진실을 들었죠.

 

그는 술김에 룸살롱 여종업원에게 당했다고 하면서 용서를 구했습니다. 너무 비참한 기분이 들더군요. 며칠이 지났는데도 그 생각만 하면 돌 것 같습니다. 남편의 말이 앞뒤가 잘 맞지 않는 것도 마음에 걸리고,

 

고작 한번인 데다가 술집 여자인데 어떠랴 싶다가도 서비스를 받으며 즐겼을 남편을 생각하면 숨이 멎을 것 같아요. 그 여자가 남편에게 계속 연락할 수 있을 거란 생각도 들고…. 남편은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하지만 그동안의 늦은 귀가가 모두 의심스러워졌어요. 뭐가 뭔지 헷갈리고 하루에도 수십 번씩 마음이 소용돌이칩니다. (‘줄리엣’님의 글)


100% 하나됨은 ‘환상’ 이죠…왕처럼 떠받든 헌신 바탕엔
사랑 잃을까 불안감 없었나요…먼저 자신감을 가지세요

 

답변: 줄리엣님, 많이 힘드시겠군요. 그토록 순수하며, 님만을 사랑하며, 완벽하다고 믿었던 남편이 그런 일을 하다니, 충격과 배신감이 얼마나 크시겠어요. 그래도 남편과 그 사건에 대해 충분히 대화하고, 사과를 받고,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는 약속도 받아내셨다니 잘 하셨습니다.

 

 마음을 가라앉힌 뒤 분노하는 감정 없이 님의 고통과 실망감을 전달했다면 더 효과적이었겠지만 말입니다. 님께서 그 사안에 대해 남편과 해결할 수 있는 대목은 바로 거기까지입니다. 그럼에도 감정적으로는 무언가 미흡하고 여전히 격랑의 한가운데 있으며 고통스러우시군요.

 

그렇다면 이렇게 한 번 접근해 볼까요? 지금 님의 내면에서 소용돌이치며 끓어오르는 감정들의 실체를 하나씩 분리해서 살펴보는 겁니다. 저는 님께서 지금부터 제가 드리는 말씀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기를 바랍니다. 우선 님은 “남편이 내 손아귀에 있는 듯 믿었”다고 말씀하시는군요. 님은 혹시 사랑을 ‘상대방과 완벽하게 하나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그것이야말로 님께서 이미 말씀하신 대로 착각이며 망상입니다. 그런 환상은 엄마와 행복한 공생관계를 유지했던 유아기의 체험에 근거를 두고 있다고 합니다. 엄마로부터 분리, 개별화되는 단계에서 완벽한 공생에 대한 희구를 내면에 간직하게 되는 거죠.

 

 님은 지금 그 유아적 환상이 깨어지는 고통을 겪고 있는 듯합니다. 사랑의 환상을 투사했던 남편과의 지나친 의존 관계에서 벗어나 심리적 독립을 성취할 수 있는가는 오직 님에게 달려 있군요. 하나됨의 환상을 벗고 남편을 55% 정도만 소유한다고 생각하면 어떨까요?

 

님의 남편이 다닌다는 대기업도 주식의 55%만 소유하면 그 회사의 생사여탈권을 가지게 됩니다. 생활과 감정의 55%만 공유한 다음, 님도 남편도 45%의 자유와 주체성을 나누어 가지는 겁니다. 사실 저 퍼센티지는 서로 바뀌는 편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하지만 말입니다.

 

님은 또 “보약 해먹이고, 위로하고 왕처럼 떠받들었”다고 말씀하시는군요. 그랬다가 배신당했다고 분노하는 마음보다 먼저, 그토록 헌신한 마음 밑바닥에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 보세요. 그것이 혹시 불안감은 아닌지요. 그토록 헌신해야만 남편의 사랑을 받을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완벽하고 핸섬한’ 남편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염려 말입니다.

 

님이 느끼는 고통의 감정 중에는 헌신한 만큼 돌아오지 않은 사랑에 대한 분노와, 남편의 외도 때문에 자극당한 원초적 불안감이 큰 비중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줄리엣님, 이 점을 자각하고 무엇보다 먼저 자신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세요. 그렇게까지 초조해하지 않아도 님은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존재이며, 남편은 이미 님을 충분히 존중하고 있음을 직시하세요.

 

님께서는 또 “세상 남자가 다 외도를 해도 남편만은 깨끗하고 순수하다고 믿었다”고 말씀하시는군요. 그 논리를 극단화시키면 “세상 사람이 다 죽어도 나는 죽지 않는다고 믿는다”는 말과 같습니다. 님의 내면에는 남편 뿐 아니라 님 자신,

 

그리고 님의 사랑이 남달리 특별하다고 여기는 마음이 있는 듯합니다. 전문가들은 그것을 ‘나르시시즘’이라고 합니다. 바로 그 감정이 님을 고통스럽게, 퇴행적으로 만든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내 남편도 다른 남자들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할 수는 없을까요?

 

제 말씀이 남성들의 어떤 행태를 두둔하는 것처럼 들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남성의 생물학적 특성이나 우리의 접대 문화에 관한 게 아니라 님의 마음이 편안해지는 방법에 관한 것입니다. 그럴 때 우리가 확실하게 개선하고 통제할 수 있는 대상은 바로 우리 자신뿐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김형경/소설가

『소설가 김형경씨와 페미니스트저널 <이프>의 박미라 편집위원이 지면으로 상담을 해드립니다. <인터넷한겨레> 행복한마을( http://happyvil.hani.co.kr )의 ‘형경과 미라에게’ 게시판이나 전자우편 sangdam@hani.co.kr으로 보내주십시오.』


 
* 웃기는군! 자기일 아니라서 담담히 말하는게지....자기 남편이었어 봐...난리굿판일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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