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오프라인 모임에 참석하여 늦게까지 선남선녀들과 어울린 탓에 선뜻 일어나지 못하고 꿈지럭대고 있는데 늦둥이가 귀에다 소곤거리기를 Daddy pick up please! 하는 겁니다.
장마 시작이라더니 비바람이 세차게 쏟아지고 있어서 안 그래도 감기기운이 있는 애더러 그냥 걸어가라고 하기엔 좀 그렇기도 했습니다. 싫다고 하면 대번에 “휴가라고 완전 늘어져가지고 밤낮이 바뀌어서...어쩌고저쩌고....”마누라 잔소리 나올게 뻔한 일이지요.
초등학생 가방이 어찌 그리 무거운지....우중을 뚫고 학교에 도착하여 교문 앞 한 50미터 밖에서 애를 내려주고 있는데 왠 여자가 달려와서는 차창을 내리라고 손가락을 까딱까딱하는 겁니다. 아침부터 이 여자가~~~싶은 것이 기분이 언찮아지더군요.
“학교선생님인데요....앞으로 여기 주차하지 마세요!”
“.....왜 그러시는데요?”
“비 오는 날마다 학부모님들이 다 태워 오시니까 교문 앞이 너무 복잡하고 어저께 교통사고까지 나가지고 교장선생님 지시로....”
“그래서 멀찍이 주차했찮아요? 그리고 교통사고 하고 비와서 태워다 주는 거하고 무슨 관계가 있나요?”
“그건 전 잘 모르는 일이니까요....좌우지간 담에는 교문에서 안 보이는 곳에 하차시키세요!“
아침부터 티각태각하기도 그렇고 해서 알았다고 하고 오긴 왔는데 교사라는 여자가 학부형 더러 스스로를 선생이 아닌 선생님이라고 소개하는 건 그렇다치더라도 교장이라는 양반도 그렇지 사고가 났다고 애들을 태워 오지 말라니....날씨가 궂어서 저학년을 태워다 주는 건데 학교에서 먼 곳에 내려주면 태워다주나마나 아닌가?
구더기 무서워 장 못담근다더니....교문앞이 복잡하면 교통정리를 더 세심하게 해야지 애들을 태워오지 말라니.....선생님이 앞으로 학교까지 태워다 주지 마래! 하고 마누라에게 일렀더니 마누라 왈!
“그럼 교장선생님이 교통사고 안 나게 우리나라 차 다 없애버리지!” 한다.
참 좋은 방법이 아닐 수 없겠다.
막상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