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만나는 가지마다 다른 목소리로 운다

전체 글 1391

아들 장가 보냅니다!

오는 11월 4일 토요일 결혼합니다. 둘다 공무원으로 아들은 국가교육 예산을, 며느리는 시예산 업무를 처리하느라 같은 은행을 출입하였는데, 그 은행의 차장이 소개팅을 해줘서 그리 만나게 되었답니다. 제가 결혼할 당시에는 별 어려움 없이 일사천리로 진행이 된거 같은데 부모가 되어 자식을 장가 보내려니 챙겨야 될 것이 얼마나 많은지 참 복잡하네요. 사돈이 현직에 있어서 그쪽으로 식장을 잡았는데 거리가 멀다보니 하객들 모시는 것도 신경이 쓰이고 이리저리 부모되기 힘들다 싶은 생각이 듭니다. 퇴직한지 3년이 지나 일했던 직장에 알리는 것이 민폐가 아닐까 싶기도 하고, 그간 경조사에 인사한 곳을 다 기억해 낸다는 것도 어렵고......그럭저럭 카톡으로 공지하기는 했습니다. 요즘 예식은 주례사도 없고 폐백도 생략하..

집안야그 2023.10.17

입주

2023.9.2. 아파트 입주. 아들이 세들어 살고 있던 빌라주인이 이사를 10여일 앞두고서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전세금을 제때 못 줄 수도 있다고 연락을 해왔단다. 그런 일이 생길까 싶어 3개월 전쯤에 재계약을 안 하겠노라고 미리 전화를 했었는데 말이다. 무주택자의 설움이란 것이 이런 경우다.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열불을 내 따져봐야 건물주는 좌우지간 “그리 알라!” 라는 똥배짱이다. 빌라 두 동을 임대업으로 등록한 임대업주라 설마 했었는데 그놈이 그놈인지? 이사 나갈 사람이 속이 타서 세입자를 구하느라 동분서주 간이 다 탔다. 급매물로 나온 아파트를 계약하고 리모델링을 해서 입주하기로 일정을 다 짜놓고 있던 아들에게는 시일이 안 맞으면 큰일이었다. 계약금을 날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건물주는 바쁘다..

애들야그 2023.09.03

고래가 떠나다

아래층 고래가 갔다. 15~6년간을 술을 처마시고 새벽까지 소리 지르고, 세간살이 집어던지고, 가족과 죽일 듯이 싸우더니 장마가 소강한 틈을 타 짐을 내리고는 뒤도 안 돌아보고 떠났다. 한밤의 이 평화, 이 고요. 이 당연한 일상이 언제까지 이렇게 지내도 되는 건지 불안하기까지 하다. 미운 정도 정이라고 그래도 위아래층을 돌면서 그간 본의 아니게 미안했노라고 인사 정도는 하고 갈 줄 알았는데 착각이었다. 사과할 줄 아는 인간이라면 그렇게 했을라고? 아내가 씁쓸히 웃었다. 그래도 한때 한 달포 정도 조용한 적이 있어서 술을 끊었나? 했더니 팔에 깁스를 하고 있었다. 술 처먹고 나자빠진 것이겠지....! 어느 동네 어느 아파트로 이사를 갔는지 나에겐 큰 행운이지만 그 아파트 주민이 참으로 스트레스를 받지 싶..

세상야그 2023.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