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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그

시골학교

★진달래★ 2009. 1. 13. 13:18

 

 

 

시골 아주 한적한 동네에서 교사를 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태어나서 자라고 대학을 나와 고향을 지키는 아주 착한 사람이지요.


이 친구와 어느 날 밥을 먹는데 전화가 왔습니다. “예 예 한번 모시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아주 절절매더군요. 누구냐고 하니 학부형이랍니다. 학부형이 선생한테 그렇게 큰소리쳐도 되는 거냐고 의아해서 물었더니 이놈의 동네는 모든 게 거꾸로 돌아간다고 합디다.


시골학교이다 보니 안 그래도 학생이 줄어드는 판국인데 학생 숫자가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지 못하면 학교가 인근 큰 학교에 편입되든지 아니면 교사수를 줄여야 되는 그런 교육관계 룰이 있어서 학생 숫자에 엄청 신경이 쓰인답니다.


그 와중에 지금 전화한 학부모가 멀리 이사를 가려는 통에 아주 미치겠다는 겁니다. 게다가  이 학생 한명이 학교 운명을 좌지우지할 데드라인에 와 있다는 거지요.ㅋㅋ


지금 당장 그 학생이 이사를 가버리면 학교가 없어질 운명이라니 선생들도 그렇지만 그 학교 동창회에서도 학교가 없어질까봐 난리라고 합니다. 어쨌던 학부모가 선생한테 큰소리 칠 수 있는 학교라니 참 희귀한 경우가 아니겠는지요!


여담입니다만 아무리 수업시간에 애들이 떠들고 해도 뭐라하지를 못하겠다는....학교가 없어질까봐ㅋㅋ. 그러니 학생들이 얼마나 까불고 건방스러운지? 저거 아버지보다 나이 많은 친구 더러 오빠~~!라고 까지 부른다나 뭐라나....ㅎㅎ


그래도 이 친구 열심히 가르치고 있답니다. 하루에 두 번 밖에 운행하지 않는 버스 시간에 맞춰 운영되는 시골학교. 혹시라도 늦잠을 자는 아이가 아침에 버스를 타지 못하면 자기 차로 학생을 데리러 먼 길을 달려가는 그런 자애스러운 담임의 모습으로 말이지요^^


지난 12월에 만나 밥을 먹었는데 또 보고 싶어지는 친굽니다. 소식이 없는 걸 보니 아직 그 학생이 전학은 가지 않은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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