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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야그

아들의 향기

★진달래★ 2015. 1. 22. 09:10

 

“미안하고 고맙고.....”

 

청송사과단지에서 택배가 왔는데 보내준 사람이 아들이 과외를 맡고 있는 학생의 엄마입니다. 그 학생의 부모는 강남에 빌딩을 가진 부자라는데 사업하느라 그런지 처음 그 학생의 과외를 부탁 받아 테스트를 해보니 성적이 40점대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그 빌딩 1층에는 연예인들이 많이 드나드는 장소가 있어서 아들이 종종 연예인들을 만난다고 하는데 작은 아들이 꼭 서울로 대학을 가야겠다고 결심한 원인에는 그 이야기가 큰 몫을 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ㅎㅎㅎ

 

아들이 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그 여학생이 올해 수능준비생인데 작년 연말 기준으로 국어성적이 90점대로 올라 고맙다고 이렇게 선물을 보내준 거랍니다. 저번에는 포항과메기가 한 박스 왔다는데 저는 구경도 못했었습니다. 별로 안 좋아한다고 마누라가 다 먹었다나 뭐라나....ㅎㅎ.

 

아들 전공이 국어라서 가르치는데 별 무리는 없지만 그 여학생이 다니는 학교의 수준이 얼마나 높은지 94점을 받았는데도 3등급이라 아들이 걱정을 좀 하더군요. 성적이 바닥일 때는 올리기가 수훨하지만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르면 더 이상 성적을 내기가 힘드니 그럴 테지요.

 

마누라가 그 여학생이 맘에 안 드느냐고 넌지시 물어보았더니 아들은 전혀 제 스타일이 아니라는데....ㅋㅋㅋ. 그 집이 부자라니 청춘사업을 한번 잘해보라고 할 참이었나 본데 물 건너 간 모양입니다.

 

옇던 그 집에서 고맙다고 과외비 보너스에다 반찬까지 신경을 써줘서 너무 고맙긴 한데 아들도 이제 4학년이라 임용고시 준비를 해야 해서 과외를 그만뒀으면 하는 이야기를 한 번 꺼냈더니 “일주일에 두 번인데.....” 하면서 완곡하게 부탁을 해서 고민중이랍니다.

 

서울깍쟁이라고 돈 많은 사람들 대부분이 매정하고 계산적이라고 드라마나 영화에 비춰지고 있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알게 되니 이것 또한 아들 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세상에는 좋은 사람들이 더 많은 게 확실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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