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만나는 가지마다 다른 목소리로 운다

화난야그

헐! 이런 황당한 일이...............

★진달래★ 2015. 12. 19. 18:48

 

오전에 자주 가는 암자에 들렀다가 이름 좀 있는 돈가스 집에 가서 점심을 먹고 돌아오는 길에 마누라가 말하길, 요즘 당신이 폰을 들여다 볼 때 눈을 찡그리는 것 같던데 시력 측정해서 안경을 한번 바꿔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겁니다. 의견을 묻는 것이 아니라 전부터 강권을 해오던 터였지요. 그냥 먼 곳을 볼 때는 아무 이상이 없는데 책이나 컴을 볼 때는 꼭 안경을 써야 하는지라 혹시나 눈이 더 나빠졌나 싶어 그러지! 하고는 마누라를 집에 내려다 주고 작은 아들이랑 안과엘 갔지 않겠습니까?

 

예약을 안 해서 그런지 손님이 많아 접수를 하고 30여분을 기다리다가 시력 측정하는 것도 기다려야 하냐고 물었더니 간호사가 돋보기 쓰시냐고? 하며 쓰던 안경을 가져오라기에 주차장까지 내려가 안경을 가져다주고 시력 측정을 하는데 컨디션이 좋아서 그런지 1.2까지 훤하게 보이는 겁니다. 멀리 보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으시네요! 하더군요.

 

원장실에 들어가 기계 앞에 턱 고이고 앉았더니 이리저리 눈알을 훑어보고는 불을 끄고 빨간 전구를 보라고 하면서 또 몇 번을 이리저리 까뒤집고 해서는 측정결과를 내주는데 눈동자가 중앙으로 쏠렸다나 뭐라나 하면서 '이걸로 안경 맞추시고 안경점에서 따로 다른 안경이 필요하다고 권하더라도 전혀 필요가 없으시니 절대 넘어가지 마시라!' 고 당부까지 하는 겁니다.

 

옇던 그래서 식구 모두가 등록이 돼 있는 다비치 안경점에 가서 시력 측정지를 내놓고 안경을 다시 맞추는데 공짜 라떼 커피를 세잔이나 마시고 아들은 팝콘을 두 봉지나 먹었는데 한 봉지는 엄마 준다고 포장까지 하더군요. 안경 두 개를 받아 한번 써보니 작은 글자가 훤하게 잘 보이는 것이 마누라 말을 잘 들어야겠군! 싶어지더군요.

 

오던 길에 아들이 컴플레인을 걸었던 홈플러스 구둣가게에 신발을 찾으러 갔었지요. 메가슈플렉스에스마켓인가 뭔가 하는데서 수험생 특별할인으로 세무로 된 구두를 하나 샀는데 그게 짝퉁인지 시퍼런 물감이 베어 나와서 스포츠 양말 세 켤레를 못 쓰게 만들었지 뭡니까?

 

그래서 가게에 찾아가 교환을 요청 했나 본데 서울 본사에 보내서 심의를 받는다나 뭐라 하면서 일주일이 넘도록 소식이 없다가 어제 전화하니까 교환 받으러 오라고 했다는 겁니다. 속으로 이것들이 고객을 물로 보나 싶어서 구두를 교환받아 나올 때 본사 연락처를 달라고 했지요. 점원 얼굴이 좀 굳어지기에 시퍼런 물이 든 양말이야기도 본사에 했냐고 했더니 전했다고 해서 아무 말이 없더냐고 하니 말이 없더군요. 고객을 완전 봉으로 아나 봅니다. 저는 일터에서 민원인에게 돈 몇 백 원을 가지고 쌍욕을 듣고 사는데 말입니다.

 

집에 와서 사과라도 받아야겠다 싶어서 구두회사 서울본사에 전화를 하니 몇 번이나 받는 이가 없는 겁니다. 그래서 구두회사 홈페이지라도 있나 싶어서 컴퓨터를 켜서는 안경을 쓰고 컴을 바라보는데 이런!!!!!!이리 황당할 데가.....

 

안과 시력측정을 거쳐 이름 있는 안경점에서 맞춘 안경에 컴퓨터 글씨가 안 보이는 겁니다. 글자가 흐리멍텅하게 깨져 보이는 겁니다. 처음에는 이게 왜 이렇지 싶어 눈을 닦고 안경 두 개를 교대로 써봤는데 전혀 초점이 안 맞는 거더군요. 안과가 어찌 시력을 측정했는지?

 

안경을 들고 다시 그 안과로 가서 자초지종을 설명했더니 "우리야! 안과에서 가져온 그 측정치로 안경을 맞추었으니 아무 책임이 없습니다!" 그러지 글자는 안 보이지.....하긴 안경점이 뭔 잘못이 있겠어요?

 

하는 수 없이 안경을 다시 맞추기 전에 뺀 저번 안경알을 찾을 수 있냐고 물었더니 찾아봐야 한다기에 한참을 기다렸더니 다행히도 안 버리고 놔둬서 찾았다면서 도로 끼워줬는데 지금 이 글을 쓰는데 컴퓨터가 훤하게 보이네요. 생각하면 할수록 황당하고 화가 치미는 것이....마누라 말을 너무 잘 듣는 것도 문제가 많구나! 싶어집니다.

 

도로 뺀 안경알을 들고 집에 와서 '월요일 안과 찾아가서 시력 측정한 요금이랑 렌즈값 도로 받아야겠다!' 고 했더니 마누라 비스듬히 누워 드라마 보면서 하는 말이 '엔간해서 그놈들이 물어내겠다!' 하는데 그럼 우리 불쌍한 서민들은 구두 잘 못 골라서 양말을 세 켤레나 버려도 말도 못하고 시력 측정 잘못해서 안경을 두 개나 맞춰서 버려도 보상을 못 받는다면 억울해서 어찌 살라는 말입니까?

 

대체 어떻게 해야 이 일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인지 존경하는 블로그님들께서 부디 묘안을 전해 주시기를 간곡히 바라마지 않습니다요. 정말 억울합니다요.

 

 

 

 

 

 

 

'화난야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간이란?  (0) 2016.02.18
팥칼국수  (0) 2016.01.08
소시민의 바람...  (0) 2015.08.23
국제사기단의 메일  (0) 2015.07.24
고양이  (0) 2015.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