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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야그

순사...이크,

★진달래★ 2005. 4. 12. 14:19
 

쌈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아직 점심을 드시지 못한 배고픈 분들에게는 고문이겠지만....알싸한 고추에 싸먹는 돈육이 괘 맛이 있더이다. 식당은 인근 사무실 월급쟁이들로 무지 복잡하고 한쪽에는 단체 보험설계사들이 있어서 왁자하더이다.


우리 옆에 앞에는 마침 아주 젊은 제복경찰이 세 사람 식사 중이였고 우리 뒤쪽에는 새댁 넷이 쌈을 싸는 작업에 빠져 있는데 한 새댁의 어린 아들이 무지 울고 떠들더이다. 우리도 상추쌈을 주둥이 터지게 밀어 넣으면서 그놈 누구 아들인지 참 열심히 우네! 뭐 이런 생각 중이였지요.


근데 그 새댁이 애를 달래다 달래다 안되겠던지 그만 “너 자꾸 울면 저 순사아저씨들이 잡아간다. 뚝 그쳐 뚝!” 그러는 겁니다. 아 ! 조만간에 좀 조용히 쌈 맛을 즐기게 되었구나 생각하는 순간 우리 앞의 옆에 앉는 예의 그 젊은 경찰(순사?) 한사람이 벌떡 일어서면서...


“아줌마! 얘기를 해도 어째 그렇게 해요? 네! 우리가 사람 잡아가는 사람이요?” 소리를 빽 지르는 것입니다.

식당이 고만 냉장고가 되고 말았습니다. 아줌마는 순식간에 홍당무가 되고 우리들은 왜 그렇게 웃음이 나오든지......뭐 이해해 주시지요? 하며 거들었는데도 그 제복 아저씨 성질이 또 보통 아닙디다.


의식은 맞는 거 같으나 밥 먹으면서 애 달래는 아줌마더러 그렇게 정색할 것까지는 아닌데도 성질은 꼭 과거 왜놈순사 같아가지고...... 덕분에 남은 쌈은 대충 끄적거리다 왔습니다. 그 경찰 웃으면서 우는 애 보고 “ 너 정말 자꾸 울면 아저씨가 잡아간다~~~”정도로 농담해 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평소에 별 의미 없이 썼던 말인데 오늘 참 느낌이 새로 와 닿는 언어였습니다. 조심해야 되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제 큰 자형도 순사입니다 그려.........이크...후다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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