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근무 허리를 뒤트는 새벽안개 고드름이 달린 보안등 아래 누렁이가 웅크리며 코를 감싼다 셋째아들 백일 맞은 막내직원이 순찰 때 무섭다던 새벽안개 어쩐지 귀신처럼 머리를 풀었다 천지사물이 별빛에 젖어드는 밤 홀로 관사를 지키노라니 길 잃은 취객이라도 문 두드렸으면 좋겠다 잠 못 든 택시가 산모.. 작업노트 2010.12.08
사랑하는 이유 풀은 제 몸을 말려 찬바람을 이겨내고 나무는 눈물처럼 잎을 떨군다 우리는 무엇으로 이별을 견디는가 새는 다른 만남을 위해 울고 사람은 다가올 이별을 위해 연애한다 내일이 있기에 오늘을 살아간다면 어제는 그냥 잊어도 좋은 것인가 사랑했던 사람이 오늘 그냥 쓸쓸히 웃으며 지나친다 새는 다.. 작업노트 2010.01.28
힘들지? 익어서 고개를 숙이는 게 벼만이더냐 꽃도 그렇더라 한가닥 여린 가지에 세상 풍파를 다 짊어지고 오늘도 비바람을 견디고 있다 세상은 고개 숙인 사람에게 더 숙이라고 요구하고 가진 것 없는 이에겐 옷 벗기를 강요한다 나무여 꽃나무여 너는 왜 그리 많은 꽃봉오리를 달았더냐 ���웅은 없고 졸.. 작업노트 2009.07.29